도로 양 옆을 따라 붉게 물든 나무들이 도열하듯 줄지어 서 있는 I-85를 북쪽으로 타고, 수채화 물감보다 곱고 밝은 파란 하늘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한참을 달리다가 멈춘 곳.
백인들이 간간이 보이면서 시골 분위기가 물씬 풍겨지는 그 곳에서, 남동부에서 몇 개 안 되는 한인 기도원인 ‘벧엘산 기도원’을 만났다.
벧엘산 기도원은 침례교단이 세운 곳으로, 애틀랜타에서 가장 오래 됐고, 가장 넓은 면적(50 에이커)을 가졌다. 개인 기도실(캐빈) 10곳과 교회, 대형 식당, 야영장 등을 갖추고 있어서 혼자 또는 팀이 공동으로 기도하고 예배 드리며, 휴식도 취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공간이 넓어서 청소년 수련회나 개척교회 단합대회 같은 팀 미팅에 제격이다. 비용도 1인당 20달러 수준으로 큰 부담이 없는 편이다.
이신자 원장과 남편 돈 박 목사, 두 사람이 운영한다. 이 원장 부부는 하와이에 거주하다가 애틀랜타에 왔고, 10여 년 전에 기도원을 맡았다.
기도원에는 한인들도 많이 오지만 요즘에는 히스패닉계 등 다민족 청소년들도 자주 이용한다. 대부분 금요일 저녁에 들어와서 2박 하고 주일 오후에 나간다.
이신자 원장은 “청소년들이 기도와 찬양 속에서 성령의 은사를 입어 눈물을 흘리곤 한다”면서 “이곳을 찾은 교인들은 천국 다음으로 좋은 곳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돈 박 목사는 기도원이 정부의 웰 페어 프로그램과 연결돼 있는 데다가 기도원 곳곳에 들깨 재배 등 농사 지을 만한 땅이 많아서 은퇴 노인들이 큰 비용 들이지 않고, 적당히 일하면서 거주하기에 적합하다고 소개했다. 그런 덕분에 박 목사 부부는 찾아오는 교인마다 기도원에서 거둔 밤, 감, 사과 등을 조금씩이라도 싸서 건네준다.
기도원에서 만난 한인 의사 서모씨(테네시 거주)는 일년에 서 너 차례 혼자서 기도원을 찾아와 하룻밤을 묵고 간다고 한다. 닥터 서는 “마음이 답답하거나 새로운 계획을 가졌을 때는 기도원에 와서 기도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생각을 정리하곤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경찰간부였다가 50대 중반 때 애틀랜타에 온 박모씨(애틀랜타 거주)는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을 때 이곳에서 3일간 금식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을 만났고, 축복의 은사를 받아서 건강과 사업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기도원은 지금 단풍이 한창이다. 이신자 원장은 “우리 부부는 나이가 많기 때문에 기도원을 더 활기차게 이끌어갈 후임자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
<위치> I-85 노스, 출구 147에서 왼쪽 방향으로 10.7마일 간다. 도로 오른쪽에 작은 기차길이 이어진다. 왼쪽에 공동묘지가 보일 때쯤 오른쪽 기차 건널목에 ‘벧엘산 기도원’ 이정표가 나타난다. 그 길이 ‘벨 로드’이고 1마일 정도 가면 오른쪽에 기도원이 나온다. 주소지는 뱅크스(Banks) 카운티, 룰라(Lula)시다. (문의 706-677-3614)